‘청년들의 운명’, ‘동방’(들)의 장소성 - 김조규의 만주국~해방기 북한시편 재론 -

‘The destiny of youth’ and A placeness called ‘the Orient’ - A study on Kim, Jo-Gyu’s poetry(1938~1948) -

초록

이 논문은 일제시대 만주와 해방기 북한에서 작성된 김조규 시의 가치와 의미를 추적한다. 특히 두 시기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동방’이란 시어의 문화정치학적 변모와 그 원인을규명하고자 한다. 김조규는 동인지 단층 과 맥 에서는 초현실주의적 시편을 통해 일제 식민지배에 따른 시대의 우울과 내면의 분열을 처연하게 드러낸다. 하지만 만주 시편(1938~ 1944)에서는 스산한 개척촌 풍경, 이별의 기차 선로, 유흥가의 젊은 여성 등을 소재로 조선이주민의 비참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문제는 이 시편들이 미발표작들로 남겨졌다가해방 후 북한에서 발표됨으로써 그 사실성 여부가 의심된다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당시 시인이 만주국 정책에 부응하는 ‘체제 협력’ 시편을 다수 발표했다는 사실이다. 이때 등장하는 핵심적 시어가 ‘남양(南洋)’과 ‘동방(東方)’이다. 두 단어는 태평양전쟁 당시 제창된 일제의 ‘대동아공영’ 정책과 그것을 지도하는 근대 천황제의 궁극적 승리를 기원하는 침략주의적 ‘식민의 기호’로 읽힌다. 김조규는 해방 후 북한으로 귀환한 뒤, ‘민주조선’으로 대변되는사회주의 국가 건설과 지도자 김일성에 대한 찬양에 열정적으로 나선다. 이때도 ‘동방’이 주요 시어로 등장한다. 북조선의 찬란한 전통과 역사, 혁명조국의 현재와 미래를 상징하는 ‘참된 장소’의 발견과 개척을 예찬하는 문화정치학적 기호인 것이다. 김조규는 1950년대 중후반 ‘반종파투쟁’ 수행 및 ‘김일성 유일체제’의 성립 과정에서 당문학의 지침과 요구에 철저히부응하는 문학 활동을 전개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시집 동방 (1948) 소재 6편을 개작하여김일성의 삶과 투쟁을 신화화하는 작업이었다. ‘조선적인 것’을 상징하던 ‘동방’은 ‘모란봉’으로 대체되면서 김일성의 영도하의 ‘사회주의 낙원’을 의미하는 장소성의 기호로 전환된다. 하지만 이 개작은 김일성 유일체제에 대한 맹목적 긍정 혹은 무비판적 투항을 의미한다. 위대한 영웅 창조의 ‘전통 만들기’가 과잉된 체제 협력에 나포되어 ‘장소 상실’로 빠져드는 퇴행적 삶과 타락한 미학적 행위가 김조규의 실존을 뒤덮는 순간과 장면은 이렇게 탄생했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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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청년들의 운명’, ‘동방’(들)의 장소성 - 김조규의 만주국~해방기 북한시편 재론 -
제목 (타언어)
‘The destiny of youth’ and A placeness called ‘the Orient’ - A study on Kim, Jo-Gyu’s poetry(1938~1948) -
저자
최현식
DOI
10.23033/inhaks.2019..54.001
발행일
2019-08
유형
Y
저널명
한국학연구
54
페이지
9 ~ 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