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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챗GPT 사이
초록
2021년 발표된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 <클라라와 태양>에 등장하는 휴머노이드인공지능 클라라는 프로그램된 인간 존중과 자기 존중의 원칙을 따르는 것을 넘어서 종교심에 가까운 심미적 자기의식을 발전시킨다. 소설은 이러한 클라라의 성장 기록이다. 하지만 오늘날 실제에서 인공지능을 대표하는 언어모델은 글을 쓰는 기계라는 점 이외에는 클라라와 유사성이 크지 않다. 외형 뿐만 아니라 이들의 글쓰기 행위와 그로써 생산된 글의 성격은 전혀 다르며, 그 차이는 인간과 기계가 다른 만큼이나 이들이 전혀 다른 존재임을 뜻한다. 인간 수준의 글쓰기 능력으로 인해 찬탄의 대상이 된 GPT-3가 <클라라와 태양>과 유사한 시기에 공개된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 대화형 모델인 챗지피티의 대중 공개는 기계의 의식 보유 가능성과 글과 의식의 관계에 대한 뜨거운 논의로 이어졌다. 언어학자 촘스키와 SF작가인 테드창을 비롯해 소프트웨어 공학자까지 많은 논자들은 딥러닝 기반 생성형 인공지능은 “확률론적 앵무새”(에밀리 벤더)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로부터 인간보다 인간적인 클라라가 탄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클라라가 써내는 자전적 소설은 물론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앵무새의 무능을 찾으며 동시에 클라라를 상상하는 것일까? 이 강연에서는 언어모델이 생성한 글을 의미가 텅 빈 글자 연쇄로 보는 대신에 이를 블랙박스인 인공지능의 실재에 다가갈 수 있는 매개로 여기는 비평적 논의를 톺아보고, 이에서 더 필요한 것은 언어모델의 모델링 자체에 대한 인문학적 개입임을 말한다. 아울러 공학과의 융합연구 결과인 강연자의 실제 모델링 사례를 통해, 현실 언어모델의 대안으로서 세계 속에 던져진 “개체화” 글쓰기 모델이 지니는 의의를 밝힌다. “개체화”된 인공지능의 실천적 구상은 공학의 발전 방향과 공명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기술의 가능성을 인간의 세계상으로 끌어안는 인문학의 적극적 대답일 수 있다.
- 제목
- 클라라와 챗GPT 사이
- 저자
- Misun Yun
- 학회명
- AI와 디지털시대 인문학 역할 및 인문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
- 개최지
- 부경대
- 학회 개최일
- 2024-11-02 ~ 2024-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