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보기
압록강절·제국 노동요·식민지 유행가-그림엽서와 유행가 「압록강절」을 중심으로
초록
일본인이 지은 「압록강절」(鴨綠江節, 오로쿠고부시)은 1920∼30년대 한국, 만주, 일본의 유흥가, 유성기 음반, 라디오방송에서 인기 절정을 구가하던 유행가(신민요)의 일종이다. 백두산∼압록강 일대에서 벌목과 뗏목 운송에 참여하던 한·만·일 벌부, 그들의 가족과 연인, 또는 유흥가 여성들의 고통과 인고, 그리움과 별리를 주로 다뤘다. 백두산과 압록강 일대의 아름다운 풍경과 정취에 감싸인 이 노래들은 그러나 단순히 감정 중심의 유행가에 그치지 않았다. 벌부들의 명랑함과 책임감에 주목함으로써 일제의 위대함을 칭송하고 번영을 기원하는 한편 조선과 만주의 후진성을 대조적으로 드러내는 식민주의적 (무)의식의 표출에도 적극 나섰다. 이런 특질은 일제 문화자본이 발행한 「압록강절」에 대한 몇몇 책자와 다수의 음반, 그리고 그림엽서에 충실히 담겨 있다. 문제는 이 노래의 가창과 청취, 유행에 조선인도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이다. 기생 겸업의 여가수들은 일본어 「압록강절」을 그대로 노래하거나 조선민요와 합체하여 불렀다. 물론 그것을 ‘조선화’한다는 의미에서 작사·작곡가들은 조선인의 내면과 정서에 어울리는 ‘압록강 노래’를 여러 편 창작했다. 하지만 대단한 위세를 발휘하던 「압록강절」의 영향과 그늘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압록강절」의 식민주의는 조선독립군의 ‘압록강’ 소재 군가에 의해 그 의미가 어느 정도 상쇄되기에 이른다. 현재의 그 상황은 2000년대 들어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에 실린 「압록강행진곡」에 의해 대변된다. 하지만 식민의 시공간에서 멀리 떨어진 오늘날의 가치부여는 이 노래를 자칫 쇼비니즘적 민족주의나 애국주의로 함몰시킬 위험성이 크다. 서로 다른 집단이 각자의 이념과 정서를 위해 열창하던 「압록강절」(일본)과 ‘압록강 노래’(조선)의 대타적인 맥락과 지향을 더욱 입체화하는 작업은 그래서 중요하다.
키워드
- 제목
- 압록강절·제국 노동요·식민지 유행가-그림엽서와 유행가 「압록강절」을 중심으로
- 제목 (타언어)
- OROKUKOU–BUSHI·Japanese imperialism’s Song of Labor·Colonial Chosun’s popular song-Focusing on the 「Orokukou-bushi」 of postcards and recordings
- 저자
- 최현식
- 발행일
- 2018-06
- 유형
- Y
- 저널명
- 현대문학의 연구
- 호
- 65
- 페이지
- 165 ~ 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