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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연구는 박인환의 전쟁기 시에 드러나는 분노와 체념의 정서를 ‘정념기호학’에 적용하여 분석해보았다. 전쟁 체험 세대인 박인환은 1951년 5월부터 1952년 봄까지 육군 소속 종군 작가단으로 활동하면서 서부 전선과 강원도 일대의 전쟁 현장을 생생하게 기록하였다. 이에 영향을 받아 그의 시에는 전쟁의 참혹함과 이로 인해 촉발된 분노와 체념의 정서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박인환 전쟁시에 드러난 분노와 체념의 정서를 확인하기 위하여 알기르다스 그레마스와 자크 퐁타뉴에 의해서 체계적으로 연구되고 정립된 ‘정념기호학’을적용하였다. 정념기호학을 적용하여 시 텍스트를 분석할 경우, 주체가 느끼는 정념을 체계적으로 용이하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분노라는 정념을 주제화하여 ‘실망감->불만족->공격성’이라는 구성에 따라 어휘소적, 통합체적으로 기술하였다. 그 결과, 정념 주체가 전쟁으로 인해 기대 가치와 이접되고 분노가 일어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분노 정념은 ‘검은 신’, ‘정치가’, ‘자본가’에 대한 부정과 비판적 태도로 드러나고 일탈 형태로 나아가 죽음 충동을 자아내는 절망과 회의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박인환의 전쟁시에서 분노 정념의 일탈 형태로서 체념 정념을 ‘형성화->장치화->정념화->정동화->도덕화’라는 ‘정념 도식’에 맞춰 분석해보았다. 체념의 정념 행로에서 두드러지는 양상은, 긴장된 주체가 등장하여 과거와 현재의 대립 구도 속에서 전쟁으로 인해 파괴된 현실을 암담하고 희망 없는 세계로 표현한다는 데 있다. 평가 행위소로서 주체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림과 동시에 체념 정념을 드러내는 것이다. 또 주체를 둘러싼 주변 세계의 불안정한 모습들, 가령 전쟁으로 인해 급격하게 상승한 물가와 인간의 생명보다 물질 및 자본을 중시하는 인심 등을 비판하며, 변하지 않는 세태에 대해 스스로 한계를 인식하고 체념 정념을 표출한다. 이러한 체념 정념이 기조를 이루면서 박인환 전쟁시는 불안과 우울, 허무, 죽음 충동의 부정적 정념을 내포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본고에서는 정념기호학을 활용하여 박인환 전쟁시의 주체가 분노와 체념을 드러내는 양상을 살펴보고, 전쟁이 한 인간이자 시인에게 미친 영향을 미시적으로 접근하여 분석하였다. 이 논의를 계기로 전쟁과 정념 사이의 관계성을 밝히는 데 일조하고 박인환 시에 드러난 정서에 대한 논의가 확장되기를 기대해 본다.
키워드
- 제목
- 박인환 전쟁시의 정념기호학적 연구― 분노와 체념을 중심으로 ―
- 제목 (타언어)
- A semiotic study of passion in Park In-hwan’s war poetry- Focusing on anger and resignation -
- 저자
- 김태경
- 발행일
- 2024-03
- 유형
- Y
- 저널명
- 어문론집
- 권
- 97
- 페이지
- 183 ~ 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