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월시의 형식에 내장된 시간 의식 연구

A study of time consciousnessin the work of Sowol Kim
  • 고재봉

초록

이 연구는 김소월의 작품을 내적으로 분석하여 그 안에 담겨있는 김소월 시의 독특한 시간 의식을 포착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1920년대의 시대적 상황은, 3ㆍ1운동의 발발과 함께 일제가 돌연 폭력적 무단통치에서 기만적 문화통치로 급전환하면서, 시대적 전망 혹은 문학적 전망이 불가시의 상태에 놓이게 된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소월이 어떻게 인식하고 시적으로 대응하였는지를, 시의 내적 형식-즉 텍스트의 시제 표현이나 리듬 등을 통해 알아보았다. 「산유화」나 「초혼」, 「옷과 밥과 자유」와 같은 소월의 대표작에는, 과거 자신의 터전이었거나 친숙한 ‘장소(place)’가 더 이상 의미 없거나 동떨어진 ‘공간(space)’으로 전락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이러한 상황은 시제 표현에서 ‘완료형’으로 표현됨으로써 작품 안의 대상과 시적 대상을 격절의 상태로 배치하여 비극적 정조를 자아낸다. 또한 「가는 길」과 같은 작품에서는 3음보의 율격을 유지하면서도, 이별의 당사자에게는 정체의 리듬을 부여하고, 자연으로서의 무정물에는 쾌속의 리듬을 배치함으로써, 최대한 시간을 지연시키고 싶어하는 시적 자아의 정신적 곤란을 표현하였다. 이렇게 김소월의 작품 안에서 시어나 리듬이 머금고 있는 시간의식을 예민하게 따져봄으로써, 김소월이 당대를 살며 상당한 정체성의 위기를 감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1920년대의 시대 인식, 혹은 상황 인식의 불가시적 상황에서, 타자에 의해 정해진 미래로 쉽게 도달하기 보다는 최대한 시간을 정체시키거나 지연시키려 한 것이다. 이러한 시간의식은 어떻게든 자기동일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적 고투임을 소월은 시의 형식 안에 새겨놓은 것이다.

키워드

김소월1920년대시간 의식시제 표현리듬의 운영공간과 장소정체성의 위기기투적 글쓰기Kim Sowol1920stime consciousnesstense representationoperation of rhythmspace and placecrisis of identitywriting as entwurf
제목
소월시의 형식에 내장된 시간 의식 연구
제목 (타언어)
A study of time consciousnessin the work of Sowol Kim
저자
고재봉
발행일
2023-11
유형
Y
저널명
한국학연구
71
페이지
157 ~ 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