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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일본문학을 전공하는 박유하 교수가 2013년 출간한 『제국의 위안부』와 관련하여 서울고등법원은 2017년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위안부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하였다. 항소심 판단은,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 의미, 전체적 흐름, 문구의 연결, 전체의 문맥이나 사회적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이 사건 표현을 파편화하여 그 의미를 왜곡하였다. 무엇보다도, 유죄에 대한 상당한 의심(actual and substantial doubt)을 무시하고 ‘합리적 의심의 배제’라는 형사 증거법의 기본원칙을 어겼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다. 이 사건 표현은 기본적으로 학자의 의견이고 평가이다. 입장을 달리하여 이 사건 표현들 가운데 ‘사실’이 일부 있다 하더라도 그 사실은 『제국의 위안부』의 전체적 맥락에서 파악하면 ‘허위’ 사실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표현이다. 한편 『제국의 위안부』의 ‘위안부’란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전체’를 의미한다는 점이 맥락상 분명한데, 항소심은 굳이 이 사건 피해자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범위를 좁혔다. 위안부 문제와 같이 공적인 관심사이자 역사적 사실의 표현에 있어서는, 관련자들의 명예와 함께 역사적 사실의 탐구 및 표현의 자유 역시 보호되어야 한다. 객관적 자료에 한계가 있고, 시각을 달리하는 새로운 자료가 뒤엉켜 객관적 진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은 사건에서는 유죄 판단을 극도로 자제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다19038 판결 등). 항소심은 학술서에 대한 사법적 판단에 반드시 필요한 절제와 고심의 경계선을 크게 넘었다.
키워드
- 제목
- "제국의 위안부" 형사 판결의 비판적 분석 - 서울고등법원 2017노610 판결을 중심으로 -
- 제목 (타언어)
- A Critical Analysis of the Criminal Ruling on 『Empire’s Comfort Women』 - Seoul Appeals Court Case 2017no610 -
- 저자
- 홍승기
- 발행일
- 2020-03
- 유형
- Y
- 저널명
- 법학연구
- 권
- 23
- 호
- 1
- 페이지
- 107 ~ 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