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의 시선으로 본 디아스포라

초록

장률 감독은 중국에서는 최초의 조선족 출신 감독이고, 한국에서는 최초의 중국 동포 감독이다. 스스로가 한 명의 디아스포라로서 중국과 한국 두 나라에서, 혹은 두 나라의 사이에서 활동하는 그의 영화 작업은 동아시아에 산재한 디아스포라적인 현상들을 디아스포라적인 시선으로 다룬다. 디아스포라적 현상이란 그가 포착한 디아스포라적 인물들의 이야기이고, 디아스포라적 시선은 영화감독으로서 그가 사용하는 스타일을 이룬다. 이 글은 <망종> <경계> <이리> 등 그가 만든 3개의 작품을 통해 그의 이야기와 스타일을 살피려는 의도로 쓰여진다. <망종>의 주인공은 중국 대도시 변두리에서 김치 장사를 하는 조선족 최순희이다. 그녀는 산업화로 인한 동아시아의 디아스포라적 보편성 속에서 조선족이라는 특수한 디아스포라적 상황에 처해 있다. 그녀 스스로 조선족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노력은 남자의 배신과 아이의 죽음으로 산산이 부서진다. <경계>는 몽골의 초원에서 나무를 심는 남자 항가이와 탈북한 모자가 만나 맺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탈북이라는 동북아시아의 가장 민감한 정치적 디아스포라는 유목의 초원에서 아름다운 서정시로 변한다. <이리>는 30년 전의 폭발로 사라진 도시 이리에서 부유하는 인물들을 다룬다. 주인공 진서는 폭발의 상처로 남들보다 약간 모자라지만 천사 같은 마음씨로 주변의 아픈 사람들을 돕지만, 언제나 남자들의 성적 욕망에 희생될 뿐이다. 장률의 스타일은 거리와 응시, 그리고 풍경으로 요약된다. 카메라는 절대로 움직이지 않고 거리를 두고서 오랫동안 인물들을 지켜 볼 뿐이다. 그래서 그의 화면 속에서는 사람도 풍경이 된다. 이러한 응시의 조심스러움과 두려움은 장률이라는 디아스포라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제목
디아스포라의 시선으로 본 디아스포라
저자
YOOK SANGHYO
학회명
동방문학과 동아문학: 상호교류와 지역문학의 생성
개최지
중국
학회 개최일
2009-08-07 ~ 2009-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