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라는 시뮬라크르 - 신경숙의 『외딴방』과 문학적 진정성에 대한 해체적 읽기

The Simulacrum of Literature: Deconstruction of Shin Kyung-sook’s The Girl Who Wrote Loneliness and the Authenticity of Literature

초록

이 글의 목적은 1990년대 문학을 대표하는 신경숙의『외딴방』의 자전적 성격에 주목하고, 이를 통해 1990년대 진정성 담론의 정치적 무의식을 조명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사실도 픽션도 아닌 그 중간쯤의 글”이라는 자기 지시적 표현으로 정의된 신경숙의 자전적 서사를 ‘오토픽션’(autofiction)의 층위에서 재검토하고, 신경숙의 글쓰기가 발휘하고 있는 서사적 전략의 양태를 규명했다. 오토픽션에 대한 장르적 개념과 그와 관련된 이론적 논의는 신경숙의 글쓰기가 표면적으로 사실과 픽션을 부정하고 있지만, 이러한 부정을 통해 사실과 픽션의 권위와 역량을 모두 확보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 글이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사실적 재현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드러내면서『외딴방』은 이야기의 핵심에 해당하는 비밀, 즉 ‘희재’의 죽음을 재현하는 문제로부터 ‘희재’의 죽음을 재현하는 자기 자신을 재현하는 문제로 서사의 목표를 교묘히 이동시킨다. 연재라는 형식과 과거와 현재의 시점이 교차하는 메타적 기법에 힘입어 수행되는『외딴방』의 재현의 재현은, 해당 텍스트의 실직적인 욕망이 재현 주체의 정체성, 즉 진정성(authenticity)을 정립하는 쪽으로 정향되어 있음을 말해준다. 이와 관련해 신경숙이 자신의 글쓰기를 탐문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문학’에 대한 욕망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은 징후적이다. 『외딴방』에서 빈번하게 출몰하는 이 ‘문학’이라는 텅 빈 기표는, 저자가 수행하는 글쓰기를 윤리적·미학적·정치적으로 정당화하는 이념적 환영에 해당한다. ‘문학’이라는 시뮬라크르(simulacre)를 향한『외딴방』의 욕망은 ‘희재’로 상징되는 과거를 성공적으로 애도할 수 있는 권위와 권한을 스스로에게 부여하려는 텍스트의 의지에 다름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외딴방』에 따라붙는 ‘진정성’이라는 비평적 언표는 1980년대적인 세계의 돌이킬 수 없는 종언을 확인할 수밖에 없었던, 혹은 확인하고자 했던 한 시대의 정치적 무의식을 반영한다고 해야 한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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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학이라는 시뮬라크르 - 신경숙의 『외딴방』과 문학적 진정성에 대한 해체적 읽기
제목 (타언어)
The Simulacrum of Literature: Deconstruction of Shin Kyung-sook’s The Girl Who Wrote Loneliness and the Authenticity of Literature
저자
강동호
DOI
10.22936/sh.69..202310.015
발행일
2023-10
유형
Y
저널명
상허학보
69
페이지
591 ~ 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