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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2020년 현재 페미니즘은 한국 사회 내부의 젠더(gender) 문제를 짚어내는 구체적 시각이자 언어로 기능한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이어진 ‘#문단내성폭력’은 문학 영역을 구축하는 여러 요소가 여성 혐오와 무관하지 않음을 고발하며 문학계 전반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요구했다. 이러한 영향 속에서 문학이 삶을 반영하는 것처럼 문학 연구 역시 삶에 대한 성찰이자 그것을 이해하는 시선의 문제와 결부된다. 이에 페미니즘에 대한 시대적 요청을 인지하고 그간 문학 연구 영역에서의 여성 서사에 대한 독해 방식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본고는 박완서의 「저문 날의 삽화」 연작 속 ‘주부’ 화자의 젠더 정치성에 대해 탐구한다. 문학사 기술의 흐름 속에서 박완서의 작품은 주제 의식의 측면에서 소시민성을 폭로하는 서사로 언급되는데 이는 박완서 작품 속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주부 캐릭터와 관련된 것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주부 화자의 젠더성 및 정치성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된 측면이 있다. 작품이 집필된 1980년대가 주부 담론 및 민주화 운동의 격변기였던 사정을 고려할 때, 「저문 날의 삽화」 연작 속 주부는 그 자체가 정치적 구호를 외치는 인물은 아니나 아들, 남편 등 가부장 남성으로 드러나는 당시의 ‘정치 주체’의 젠더성을 짚고 그 허구성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정치적 주체로 기능한다. 작품 속 주부 화자는 80년대 운동권-아들-남편과의 관계 속에서 ‘여성’의 위치에 대해 탐색한다. 또한 소설은 주부 화자의 관점을 경유함으로써 주부 공간이라 할 수 있는 가정 공간이 억압적인 것으로서 여성 젠더화 되었음을 드러낸다. 문학에서의 정치 주체적 젠더 정체성은 ‘누구의 관점에서 무엇을 볼 수 있느냐’에 의해 드러난다. 그런 점에서 젠더 문제가 하나의 정치적 주제로 떠오르는 현 시점에 ‘주부’의 관점에 포착되어 서술되는 어머니/딸/주부의 층위 및 여성 젠더화되어 있는 ‘집’이라는 공간성의 문제는 정치적 의제로 다시 읽힐 수 있다. 이 연구는 작품의 의미를 전복시키는 방식의 ‘내용/메시지/주제’ 중심 접근법에서 나아가, 젠더적 시각을 적극적으로 투영해서 작품을 ‘다르게’ 읽고자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키워드
- 제목
- 「저문 날의 삽화」 속 주부 화자의 젠더 정치성 - ‘주부’의 관점에서 포착되는 젠더 문제 및 주부 공간에 대하여 -
- 제목 (타언어)
- The Gender politics of Housewife character In The Illustration of the Past - On The gender issues and the housewife space Captured By The Perspective of Housewife -
- 저자
- 선우은실
- 발행일
- 2021-01
- 유형
- Y
- 저널명
- 우리문학연구
- 호
- 69
- 페이지
- 429 ~ 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