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의 역체험과 시적 개성의 발아 - 심연수의 수학여행 체험 시를 바탕으로

The Experience of Wandering and Poetic Individuality Focusing on ShimYeonsu’s Poetry
  • 고재봉

초록

이 논문은 심연수의 수학여행 체험시를 분석함으로써, 심연수 작품에 대한 대립적 이면서도 상호 모순된 평가를 종합하는 데 목적을 둔다. 심연수에 대한 평가는 민족 주의 시인이라는 상찬과 체제 협력적 시인이라는 비판이 공존한다. 본고는 심연수의 수학여행 작품집인 무적보 를 검토함으로써, 이 두 가지 대립 항을 옹호하는 작품 이 기실은 동일한 기제를 저변에 깔고 있음을 밝혀보았다. 즉 민족주의를 표방한 「온 정리」와 만주국의 국책을 옹호하는 「신경」은 정치적 방향성은 다를지라도, 수학여행 지의 승경이 뿜어내는 스펙터클에 압도되어 개인의 내면이 사라지는 공통점을 보인 다. 까닭에 두 작품은 공통적으로 개성 없는 상투적 표현과, 인간 세부 삶에 대한 무 관심과 추상화의 과정이 나타난다. 이는 역사적 인식을 드러내는 작품에서도 비슷한경향을 보이는데, 까닭에 그의 작품이 보여주는 역사 인식은 허무주의에 닿아 있었다. 하지만, 심연수는 수학여행 중 들른 하얼빈에서는 시적 개성을 드러내며, 고향으로 부터 이탈한 러시아인에 대한 강한 자기동일시를 보여준다. 이는 러시아 블라디보스 토크로 유랑을 하였던 심연수의 삶과 관계되는데, 그는 하얼빈의 러시아인에 적극 공감하면서, 시적 개성을 돌출시킨다. 즉, 유랑의 역체험이라는 기묘한 경험 속에서 자신에게 내장되어 있는 소외의 감각이 정체성의 근간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 순간 심연수는 단순히 기록 수단으로써의 문학을 초과한 창작으로써의 문학성을 획득한다. 다만, 이 소외의 감각은 때로는 고향, 혹은 주권을 갖고 싶은 강한 욕망으로 드러 날 때도 있다. 수학여행을 전후로 쓴 심연수의 작품에는 이러한 욕망이 주로 ‘대지(大 地)’를 통해 형상화되곤 하였다. 이는 식민지인으로써의 무의식이 언제라도 식민주의 적 의식으로 전화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데, 수학여행 시에서 민족주의와 체제협 력의 극단성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파악될 수 있다. 심연수를 비롯한 만주국에서 활 동한 작가들이 처한 난처함이란, 이 대짝으로 놓인 양극단의 경향이 늘 한 몸으로붙어 언제고 돌변할 수 있다는 점이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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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랑의 역체험과 시적 개성의 발아 - 심연수의 수학여행 체험 시를 바탕으로
제목 (타언어)
The Experience of Wandering and Poetic Individuality Focusing on ShimYeonsu’s Poetry
저자
고재봉
발행일
2023-12
유형
Y
저널명
비교한국학 Comparative Korean Studies
31
3
페이지
203 ~ 233